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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26

 

교대역의 작은 서가

 

 

서초여행 리포터  김 선 하

 

 

2호선과 3호선이 지나는 교대역 안에 작지만 매우 효율적인 공간이 생겼습니다. 우선 교대에는 역 이름대로 서울교육대학교가 있고 또 법원 및 법조단지들이 있으며 각종 학원들과 아파트들이 많아 유동인구가 매우 많습니다. 그런 교대역 내에 올해, 책을 읽을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얼핏 보면 마치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노란 네모 부스들이 바로 책장입니다.

 

 

 

 

 

   

그렇게 큰 규모의 독서코너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교대역에 이러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보였습니다. 책장 앞에 파란 테이블과 의자들도 배치되어 있어서 만남의 광장처럼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약속을 하고 상대방을 기다리면서 책을 골라 읽을 수도 있고 바로 앞에는 화장실도 있어 여러모로 매우 효용성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선 책장이 깔끔하고 예쁜 노란 부스로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이 공간을 아끼고 시설을 유지시키는 데 협조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들었습니다. 평소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면서 간혹 잠원역이나 동작역 같은 곳에 마련된 독서 공간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책장이 점점 비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유동인구도 많고 시설이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어 책을 가져간다거나 훼손시키는 일이 조금이나마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장은 바로 시민들이 기부한 책으로 가득 메워진다고 합니다. 시민과 함께 만들어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총 5개의 부스가 있는데 책의 분야별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비문학 부스가 2개, 문학코너, 어린이, 청소년 코너 이렇게 5개의 분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역 내에 있는 타 독서토너에 비해 책도 많이 꽂혀있는 것 같고 흥미로운 책들도 몇 권 눈에 띕니다.

 

 

 

 

 

 

 

전체적으로 노란 테마에 맞추어 시민들이 책을 기부할 수 있도록 배치된 책 기부함도 노랗습니다. 우체통모양으로 만들어진 기부함이 부스 양 옆에 놓여있습니다. 이 공간을 기획한 분이 어떤 분인지 모든 것이 아기자기하고 참 귀엽습니다. 또 눈에 띄는 한 가지는 이 우체통 모양의 기부함이 서초우체국에서 기부해주신 우체통을 실제로 재활용 한 것이라 하니 이 공간은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힘이 합쳐진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구상한 곳은 바로 '한국방정환재단'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방정환'선생님이 맞습니다. 부스 옆에 벽에 붙은 게시판에 한국방정환재단의 사업이 자세히 소개되어있습니다. "도서순환사업"이라고 하여 이 재단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은 물결 문고'라고 하여 이름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작은 물결'이란 바로 방정환 선생님의 호 '소파'를 우리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작은 물결이 큰 파도를 불러일으키듯이 방정환 선생님이 뜻하신 어린이 교육이 바로 그러한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를 위해 생을 바치신 분입니다. 우리의 전통사회에서 천대받고 학대받던 아동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라는 존칭어를 만들었고, 세계 최초로 '어린이 날'을 제정하여 어린이 인권선언을 하는 등 어린이 운동을 주도하신 분입니다. 그 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정말 많은 업적을 남기셨는데 그 모든 일을 33세라는 나이로 운명하시기 전까지 이룬 것이라 하니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들 위하는 따듯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특히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운동을 계속해서 전개하셨습니다. 한국 최초로 아동잡지를 창간하고 동화문학 장르를 만들었으며 어린이를 위한 예술문화활동, 교육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셨습니다. 자료를 검색하다 발견한 방정환 선생님의 유언이 있어서 그 글을 올려봅니다.

1931년 7월 23일 유언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입니다. 어른들은 미래의 희망이요, 주인공이 될 우리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존경합시다!'

'어린이 여러분! 씩씩하고 정직한 어린이가 됩시다! 여러분들은 우리 나라를 떠받칠 기둥입니다.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어린이로 바르게 자랍시다!'

 

 

 

 

   

 

한국방정환재단은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어린이에게 10년을 투자하라'던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유훈에 따라 어린이 청소년 사랑정신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려운 여건의 어린이들에게는 “방정환 지역 아동센터”등을 통하여 교육과 복지사업으로 보호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회를 제공하여 아이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주요사업으로는 지역아동센터 운영 및 지원, 사이버 공모전, 시립 어린이집 위탁 운영, 작은물결 독서 운동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 '작은 물결 공유 서가'가 교대에 위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가 한켠에 나무로 만든 작은 공간이 있는데 간이식 의자와 책상이 있어 공부하는 코너인가 했더니 아마도 이 서가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관리자 분께서 그 공간에서 작업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교대역에 공부를 하러 많이 다녔는데, 저에게 의미있는 교대에 이런 아름다운 공간이 생겨서 뿌듯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며 이 서가를 아끼고 잘 보존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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