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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04

 

건강칼럼 - 정신건강을 위한 제언

 

 

 

 

 

서초구보건소 의사 최용제

 

 

 

 

 

 

예전에 제가 어릴 적에 택시기사 한 분이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그 분이 과거를 회상하면서“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개떡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동생 먹으라고 남겨둔 떡을 몰래 배고파서 먹다가 귀싸대기 얻어맞아 어머니께 섭섭하던 이야기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기억인데도 그 때가 그립고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비슷한 얘기를 많이 들어 보았습니다. 보릿고개의 굶주림을 말씀하시는 우리 아버님의 눈매에서도 그 과거를 아름답게 회상하시는 것을 봅니다.

 

 

물질적인 고통을 얘기하면서 말씀은 그 때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강조하면서 왜 그리워들 하셨을까요? 시간이 많이 흘러 알게 된 건데 그 때는 물질적인 것은 부족했어도 정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정이 있었던 곳을 회상하신 것이었지요. 가난하고 굶주리던 시절에도 정이 있어 살 수 있었던 거지요. 이제 시대가 좋아져서 굶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게 되었는데도 인간의 정서적인 삶은 오히려 팍팍해지는 것 같습니다.

 

 

못살던 시절에는 영양실조나 위생불량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여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행복할 것 같더니 막상 그렇게 되니까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이 살 길이라며 부지런히 앞만 보며 매달리던 시절에 풍요로운 북유럽에서 우울증환자와 자살빈도가 높다는 얘기를 들으며 의아해하던 생각도 납니다. 그리고 어느덧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물질적 풍요와 정서적 빈곤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느 유럽의 지성인이 한국인들이 얘기하는 정이라는 단어를 한국에서 살다 보니 이해하게 되었는데 막상 자기네 나라말로 번역하기 어렵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옛날부터 정이 없었을까요? 우리나라 대중가요에 예전에는 정에 대한 노래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트로트 곡을 제외하곤 별로 정을 노래하지 않는 듯합니다.

 

 

‘7일간의 사랑’이라는 외국영화에서 프랑스시골에서 태어나 살아온 남자아이가 미국의 배다른 남매여자아이들에게‘할머니의 거위요리’란 것을 맛있게 해 줄 때 그 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할머니의 정을 느낀 것이 아니었을까요? 패스트푸드에는 바로 그 정이 없는 것이 아닐까요?

 

 

 

“시장에서 빵을 사는 사람은 어버이를 잃은 갓난아기에 비유할 수 있다. 많은 유모가 그에게 젖을 주지만 갓난아이는 여전히 배고파 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자기 자신이 경작한 밀로 만든 빵을 먹는 자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 안에서 자라나는 갓난아이와 같다.”탈무드에 나오는 말입니다.

 

 

 

현대인은 언제부턴가 원인과 과정을 결과보다 중요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다니엘 호손은 “행복은 나비와 같아라. 잡으려고 하면 항상 저 멀리 달아나지만 가만히 앉아 있으면 스스로 그대의 어깨에 내려앉으니”라고 얘기했습니다. “당신의 행복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 속에서 발견됩니다”라고 뒤랑 팔로는 말했습니다. 나 자신에게 집착하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구체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댁내에 우울은 없고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 본 칼럼은 서초소식지 2013년 11월 칼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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