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훈 작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10.30

 

 

 

 

 

양재동, 한전의 미술 전시장에서는 ‘만화경’이라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만화경’이란 누구나 초등학교시절에 만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원통 속에 거울면을 안쪽으로 끼워 넣어 한쪽 끝은 유리로 봉하고, 다른 끝은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속에 작은 색종이 조각이나 셀룰로이드 조각을 많이 넣었습니다. 유리면을 밝은 쪽으로 향하게 하고 구멍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원통을 빙글빙글 돌리면, 반사에 의해 다양한 무늬가 변화하며 많은 상과 갖가지 아름다운 모양을 나타냈었습니다. 이는 많은 모양의 변화를 볼 수 있어 이름이 만화경(萬華鏡)이라고 합니다.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제2전시실에서 김혜림, 이장훈, 박창식 작가 세 사람이 만화경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그림으로 표현 하신 것 같습니다. 스냅사진과 책, 만화, 영화, 인터넷 등에서 이미지를 수집하여 작품에 환상, 서사, 풍경 등의 그림으로 표현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려 낸 전시회입니다. 아마도 만화경에 비유하여 작가들에게 수집된 이미지들을 만화경 속에 던져 놓고 표현 했다는 뜻인것 같습니다. 

김혜림 작가의 작품에는 수많은 오브제들이 등장합니다. 안경과 눈, 말 조각, 새, 떨어지는 의자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팜플렛을 보니 작가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시를 구성하는 하나의 낱말처럼, 정확한 이미지를 탐색하여 곱게 닦아내고 준비된 선반 위에 각각 저마다의 자리를 다듬어 조심히 올려 놓는다. 배치되고 병합된 이미지들의 정보와 감정이 작게 또는 크게 충돌한다.’ 언제든 그림을 보게 되면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이해가 되질 않을 때는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 느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김혜림 작가의 그림은 파스텔 톤으로 부드럽고, 주제가 뚜렷하게 도드라지지 않지만 따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장훈 작가의 그림입니다. ‘어린 시절 TV 혹은 만화책 속에 나오는 외계 행성이나 우주공간, 미지의 장소들은 내게 항상 흥미롭게 다가왔고 동경했던 것들이다.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었던 공간, 꿈과 환상속의 장소들은 나의 상상 속에서 창조와 파괴를 되풀이 하면서 규칙 없이 흘러가고 바뀌곤 했었다.’ 작가는 이런 환상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으로부터 그림을 그리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림 속의 안테나가 현실세계와는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중간색조의 색채로 차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장훈 작가의 옆에는 원색으로 대조를 이루는 박창식 작가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의 관심은 사회라는 시스템과 개인이라는 개별적 존재 사이에 주고 받는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필연적, 우연적인 사건들을 나라는 개인을 매개로 탐구하는 것에 있다. 그동안 현재의 나를 구성하게 된 것(사고, 감정, 행동 등등)등을 떠올리면서 기억에 남는 특정한 지점들을 탐구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책장에 꽃혀 있었던 70년대에 만들어진 백과사전, 교과서의 이미지를 뉴스에서 전달되는 이미지들, 거리를 오가며 무의식적으로 찍어두던 풍경사진, 인터넷 상의 이미지들을 틈날 때마다 모아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작가의 준비가 작품의 이미지를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강렬한 색채에 추상적이고 단순화된 형태가 간결해 보입니다.

 

 

이 전시회를 보면서 누구에게나 삶을 느끼는 방식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눈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그려내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독자들도 저마다의 눈으로 작품을 해석한다는 것 또한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전시회의 제목처럼 언어로는 형상화 할 수 없는 정서나 사물의 본질 같은 것을 모습으로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rackback 0 And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