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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女幸방방곡곡/여행리포터 취재기

아름다운 목소리 - 빈소년 합창단 내한공연 @예술의 전당

아름다운 목소리 - 빈소년 합창단 내한공연 @예술의 전당

 

지난 목요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빈 소년 합창단 내한공연을 특별히 볼 수 있었어요. 저는 빈 소년 합창단이 왔다는 소식을 신문으로 접했을 때 정말 올해는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었거든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어 다행이에요. 프로그램은 중세 교회 음악, 오스트리아 민요, 영화 음악, 최신 팝까지 다양한 레퍼토리였지요. 마을 버스를 타고 내리는데 얼마나 달이 예뻤는지 도착해서 사진을 찍었네요.


달이 보름달은 아닌데도 잘 구운 호떡처럼 노릇노릇한 것이 제가 예술의 전당에 온 것을 축하해주는 것 같았어요.ㅎㅎ


저도 오싱어즈 합창단의 알토파트를 맡고 있는 단원이라서 정말 궁금했어요. 빈 소년 합창단에는 슈베르트와 하이든도 단원으로 있었고요. 모차르트 또한 매일 아침 미사 시간에 지휘를 맡기도 했대요. 17세의 베토벤도 합창단을 위해 반주를 맡았대요. 바그너, 리스트, 요한 슈트라우스 등이 자신의 곡을 헌정하기도 했고요. 일 년에 두 번 있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아이들은 변성기 이전의 남자아이들이죠. 아마 10~14세였던 것 같아요.


 합창단 공연 때 사진을 찍을 수는 없어서 안타깝지만 프로그램을 말씀드릴게요. 먼저 제가 잘 모르는 성가들을 불렀던 것 같아요. 슈베르트의 곡 레지나 코엘리(천국의 여왕)과 시편 23편도 불렀죠. 25명의 남자아이들이었는데요. 희한한 것은 아이들이 가운데 그랜드피아노를 두고 양쪽에 섰었다는 것이고요. 지휘자분이 지휘뿐만 아니라 피아노도 멋지게 연주했다는 것이죠. 다재다능한 지휘자 분이더군요. 그리고 먼저 성서에 나오는 곡들은 제가 몰라서 좀 지루했으나 중간 휴식 후 요한 슈트라우스2세의 빠른 폴카 ‘헝가리 만세’와 레이먼드 머레이 셰퍼의 ‘미니왕카’ 혹은 ‘물의 순간’, 그리고 미즈노 요시키의 ‘성원(Yell)' 등 재미난 곡을 불러 기분이 좋았어요. 미니왕카는 폭풍우를 노래하고 비, 물, 파도를 묘사하는 거였는데 신기했어요. 또 미즈노 요시키의 성원은 물론 일본어로 합창단이 불렀는데 곡이 참 예쁘더라고요.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아이들의 목소리가 천사같은지요. 황홀했지요.


스테판 닐손의 ‘Gabriellas sang’ 영화 ‘에즈 잇 이즈 인 헤븐’ 중과 아바의 ‘Thank you for the music', '오 해피 데이’, 엘튼 존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엔리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영화 ‘미션’을 들었는데요. 오보에를 가지고 나와서 부른 아이도 있어서 특별했어요. 누구나 잘 아는 아바의 음악은 즐거웠고 ‘오 해피 데이’는 저희 합창단에서도 부른 거라서 흥미진진하게 들었어요.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나온 엘튼 존의 곡도 멋있었어요. 독창들을 어쩜 이렇게 하나도 떨지 않고 곱게 부르는지요. ‘넬라 판타지아’도 멋졌지요. 


 그 다음 ‘숲 속의 존(Waldhansl)'스티리아 지방의 클래핑 송이라고 하는데요. 커플을 위한 춤으로 손뼉을 치며 발로 추는 춤이라서 아이들이 손뼉도 치고 둘이 나와서 함께 손을 치기도 해서 재밌었어요.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도 즐거웠어요. 왈츠 못 추지만 그래도 흉내를 내보고 싶은, 아름다운 곡이였어요. 또한 트리치 트라치 폴카는 마지막 곡이었는데요. 꽤 빠른 곡이더군요. 이렇게 모든 공연을 마치고 관객들은 끊임없는 박수를 쳤고 합창단은 아마 3~4곡을 더 앵콜곡으로 들려줬던 것 같은데요. 많이 힘들 것 같아서 미안하기까지 하더라고요. 한국 아이가 있어서 아리랑도 들려줬고요. 아이들이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다른 악기를 가지고 나와 합창과 함께 연주도 해서 감명 깊었어요. 정말 멋진 11월 첫 번째 목요일의 밤이었네요.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대기만성을 되새기게 해주는 아들 둘과 함께 하는 주부입니다.
지금을 충실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후회하더라도
갈팡질팡할 때는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서초여행기자단: 안영진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saveni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