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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女幸방방곡곡/여행리포터 취재기

몽마르뜨공원의 숨은 토끼 찾기

몽마르뜨공원의 숨은 토끼 찾기

 

토끼, 좋아하세요?  귀엽고 온순한 동물이라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죠.  만약 집주변 공원에 이런 토끼가 산다면 한번쯤 찾아가 보고 싶지 않을까요? 하늘과 맞닿은 푸른 잔디 위를 뛰노는 하얀 토끼들. 생각만해도 한 폭의 예쁜 그림이 될 것만 같은데요. 실제 이렇게 토끼가 살고 있는 공원이 있다길래 찾아가 보았습니다. 대법원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이 언덕 위 작은 공원. 이곳이 바로 토끼가 살고 있다는 '몽마르뜨 공원'입니다.  원래 이곳은 아까시나무가 우거진 야산이었다고 합니다. 2003년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에서 반포 지역의 원활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이곳에 배수지를 건설하고, 그 위에 반포 배수지 공원을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배수지란, 수돗물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하여 물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시설물을 말합니다. 정화과정을 거쳐 깨끗해진 물이 가정에 공급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거치는 곳인데요. 그러니까. 물을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에는 많은 물을 공급하고, 물의 사용이 적은 새벽에는 물의 공급량을 줄이는 등, 급수량을 조절하면서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배수지 저장 탱크 위에는 급격한 온도변화를 막기 위해 잔디 등으로 표면을 덮어 주는데요. 대부분 공원 등 녹지시설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조성된 반포 배수지 공원은 2006년 한불 수교 120주년을 맞아 1여년의 공사 끝에 몽마르뜨 공원으로 변신하였습니다. 서초구가 녹지공간과 기술을 제공하고, 프랑스인들이 직접 나무를 구입하여 심고 가꾸어 새롭게 조성한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이곳은 한국의 프랑스마을이라 불리는 서래마을 옆 언덕에 위치해 있어, 프랑스의 몽마르뜨를 연상시킨다고 하는데요. 그래선지 한불 합작으로 만들어진 이 공원의 이름으로 썩 잘어울리는 듯 싶죠?
인근 서래마을에는 프랑스학교가 있고, 한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반수 가량이 이곳에 산다고 하니, 이곳 몽마르뜨 공원은 재한 프랑스인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명소가 아닐까 싶네요.

이곳 몽마르뜨 공원은 쉬어 갈 수 있는 정자와 의자들이 곳곳에 놓여있고, 한 편에는 운동시설도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이용 시 불편함이 없도록 화장실나 수도시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공원 한편에는 야생화 꽃밭이 조성되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연보라의 화려한 자태를 뽑내고 있는 '꽃범의꼬리'는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한여름을 나고 늦더위가 지나가면 이제 다음해를 기약하게 되겠지요? 초록 가득한 꽃밭에는 태양을 담은 황하코스모스가 주황빛으로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이제 곧 가을이 멀지 않았음 예견한 듯 태양빛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야생화 꽃밭은 이제 가을을 맞을 준비가 한창입니다.  엷은 보라빛을 담은 개미취로 무리져 피어 이제 머지않아 가을이 다가옴을 얘기합니다. 찔레도 붉은 열매를 탐스럽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름모를 작은 곤충들도 분주합니다. 공원 한켠의 야생화 꽃밭은 나즈막히 들여다보면 분주하게 가을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 그런데 대체 토끼는 어디 있냐고요?  음, 솔직히 정말 토끼가 있는지 의심되시죠? 몽마르뜨 공원에 자주 들르는데 토끼를 한번도 본 적 없으시다는 분도 많을실텐데요. 뭐. 사실 저도 산책삼아 종종 들르는 곳이었는데 이제까지 토끼를 본 적 없었거든요.  그래서 설마설마 하며 찾아보긴 했는데, 정말 토끼가 있더라고요. 구석구석 나무 덤불 아래를 가만 살펴보면 이렇게 토끼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답니다.

 

 

한낮에는 이렇게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졸고 있는 듯 싶더라고요. 해가 질 무렵이 되니 슬슬 풀 뜯을 준비를 시작하더군요. 음.. 이 토끼들은 한 2-3년 전부터 이곳 몽마르뜨 공원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생김새로 보면 야생토끼는 아니고, 애완용 토끼였던 것 같죠? 누군가 키우던 토끼를 이곳에 버린 것이 아닌가 추측들을 하고 있답니다. 원래 3마리 정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얘기들이 전해지면서 이곳에 버려지는 토끼 수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좀 씁쓸한 얘기지요?

 


 

아무래도 애완용으로 키워지던 토끼들이라 그런지 사람들에게도 잘 다가온다고 합니다. 물론 겁쟁이 토끼들도 많긴 하지만....
하지만, 이렇게 돌보는 사람없이 커야 하는 토끼들에겐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을 도와주는 일이랍니다. 절대 먹이를 주거나 이쁘다고 쓰다듬어 주면 안된다는 거 잘 알고 계시지요? 간혹 토끼들에게 몸쓸 짓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길들여 지지 않도록 말이지요.
아, 그리고 과자 등을 던져 주는 것도 절대 금물.  토끼는 풀만 먹고 사는 동물이거든요. 곡물이나 과자 등의 여러 성분들은 이들 토끼들에게 무척 해로운 먹이랍니다. 장이 약한 토끼들은 과자 등을 먹으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맑고 청명한 하늘이 그리운 날엔, 몽마르뜨 공원에 산책을 가보는 건 어떨까요? 혹, 토끼를 만나게 된다면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거 잊지 마시고요~

 

 

 

 

 

문화 향기 가득한 서초에서 이곳저곳 보고 듣고 느끼며, 소소한 즐거움에 빠져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 여러 문화시설을 찾아 다니는 것을 즐긴답니다.


서초구여행기자단: 이현정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sosoi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