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 비해 일찍 찾아 온 민족 대표 명절 한가위... 학생들 개학한지 얼마 안돼 바로 추석대목 준비에 여기저기 한창이다.
탐스러운 햇과일에 갓 쪄낸 따끈따끈한 송편, 크고 둥근 보름달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차례지내며,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의 웃음소리까지. 시대에 따라 그 풍경은 조금씩 변했어도 우리 민족 최대 명절 ‘추석’ 하면 떠오르는 것은 풍성함을 함께 나누는 가족간의 '정'이 아닐까?
한복입고 차례지내는 모습
그런데! 얼마전 아는 후배로부터 받은 사진 하나~ 정말 헐~~이라는 반응이 우선이다.
가짜 연출용 깁스
먼저 이쯤에서 '헐'이 한자라는 사실을 아시는 분은 얼마나 계실런지... '놀라달아날 헐'이란다. 궁금하신 분은 옥편을 한번 찾아 보심은 어떨런지...
놀라달아날 헐
여튼 각설하고 이 사진을 받아 보고 드는 첫번째 느낌! 헐~ 두번째 느낌!! ㅋㅋㅋㅋㅋ 마지막 느낌!!! 흠...
현 세태를 아우르는 듯 하여 다소의 씁쓸함이... 그렇다면 필자가 친분을 과시하는 몇개의 톡방에 사진을 올린 결과 그 반응들을보기로 한다.
톡방 사진
서초구 @@동 동장님 : 아~~ 넘 슬픈 현실이죠? ㅋㅋ
대치초2학년 딸 엄마 : ㅋㅋ 요긴할것 같은데...
원명초1학년 아들 엄마 : ㅎㅎㅎㅎㅎ추석선물로 딱 ㅋㅋㅋ
응봉초3학년 딸 엄마 : 연출용? ㅋㅋ 집에 하나쯤 있음 요긴하게 쓸지도~ 재밌네요~ㅎㅎ
잠원초5학년 아들 아빠 : 깁스......한 녀석을 믿지 말아야그따...
역삼초5학년 딸, 2학년 아들엄마이자 화가 : 웃으라구 보낸거지?
반원초 4학년, 신반포중 1학년 아들맘 : ?? 이게 왜 필요할까(궁금)
세화고3학년 아들맘이자 논술샘 : ㅋㅋ 일하기 싫을때, 학교에서 필기하기 싫을때?
반원초4학년 아들맘 : ㅋㅋㅋㅋ추석맞이? 저 필요해요~~~공구!
신동초3학년 딸맘 : 오잉 언니 다쳤어요?
경원중 3학년 딸, 반원초 3학년 아들맘 : 저걸 팔아요? 추석때 시댁갈때 끼고가요?
반원초 3학년 아들맘 : 정말 별걸 다 파네~~~
잠원동 75세 할머니 : 오메~ 나쁜 사람들~ 요새 며느리들이 이렇다니께 ㅡㅡㅡ 완전거짓이 아닌 듯
반원초 5학년 아들, 3학년 딸맘 : 아~~추석? ㅎㅎ 웃프네요ㅠㅠ
경원중 2학년 반원초 5학년 딸맘 : 나 진짜 이런거 필요함 ㅠㅠ
서초구청 @@과 직원 : 헐...
실로 다양~~~~한 반응들을 보더라도 요즘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 건 아닌지 싶다. 아무래도 예전 우리 어머니 시대에 비한다면 '명절앓이'는 옛말인 듯 하다. 더구나 여행업계에서는 특수를 누리기도 한다. 명절연휴를 이용하여 가족단위 해외여행객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이니 말이다.
공항사진
몸은 편해졌지만 맘과 정신은 애어른 할 것 없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얼마전 카스에서 모업체 회원수 66만 돌파기념으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줄글을 모았다. 결론은 무려 4,535명의 선택을 받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였다. 그만큼 현재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또 위로가 필요하다는 게 아닐까? 요즘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 사고들을 본다면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방증아닐까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좋은 게 좋은 거지~~' '인생 뭐 있어?' '내가 왜?' '편하게 즐기고 사는 거지~~'
그러면서도 불안하고 그 불안이 결국 자기방어, 이기주의로 번지는... 갈수록 쉽고 즉흥적이고 가벼운 걸 즐기고... 또 불편하고 좀 어렵고 힘든 거 못참는... 심지어 인터넷에서 시팔이로 유명한 하상욱의 시를 봐도 그렇다.
하상욱에게 책이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명절증후군이니 명절에 주부들의 애로사항을 논하는 그러나 가족간의 대명절을 즐기며 조상을 모시곤 했는데 이제, 명절이후 이혼률이 높다질 않나 아예 차례지내지 않고 여행가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 또한 처음 이 사진을 보고는 기발하단 생각에 웃음지었으나 이내 씁쓸함이 오래 가더라는... 가짜가 판치고 서로 속고 속이며,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 또한 거추장스레 여기는 현실이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던 이유이다.
사회 곳곳에서 터지는 일련의 사건들 불신과 반목, 또 서로 생채기내는 이기주의의 만연 속에 싱크홀이 곳곳에 생기는 게 우리 맘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듯 한 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일까?
좀더 여유를 갖고 안다미로(그릇에 넘치도록 많게)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 보듬어줄 수 있는 한가위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안다미로, 빨간머리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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