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에는 많은 공원들이 있습니다. 동네 별로 아담하고 특색 있는 공원들이 많지만 양재시민 공원은 서초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규모도 크고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고목으로 인해 우거진 그늘이 많았습니다. 마치 작은 동산들이 모여 큰 동산을 이룬 것 같이 평편한 잔디의 마당들이 각 각 조각처럼 나뉘어져 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수십 년을 견디어 낸 고목들의 그늘은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잔디 마당이 평편해서 놀이하기에도 최적입니다. 이곳, 저곳에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들이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저도 텐트를 보는 순간에는 맘속으로, 자리를 점 찍어 놓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는, 어린이 놀이터 위쪽을 말이죠...

 

 

 

 

깊은 산속에 온 듯이 수풀에는 고목이 크게 자라 그늘을 만들고 시원한 바람 솔솔 불어오니 서울에 이런 그늘이 있고 규모가 큰 공원이 있다는 것이 흐뭇하고 자랑스럽기 까지 합니다. 공원의 숲속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나뉘어져 있어 어느 길을 가야할까 하는 망설임 마져 듭니다.

 

 

 

 

로버트 엘리어트의 가지 않는 길이 연상됩니다. 오랜만에 ‘가지 않는 길’을 읊고 쉬어 갈까요?

 

 

<가지 않는 길 (The Road not Taken)>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 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저 역시도 어떤 길을 선택하지 못한 채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길은 길로 이어지기에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이 느껴져서 말입니다. 텐트속에 식구들이 함께 머물며 뒹글 뒹글 누워 있는 모습들이 평화로워 보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와서 풀어 놓고 먹는 모습을 보니 식구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도 떠오릅니다. 식구이기에 가능한 서로의 편한 휴식입니다.  

공원입구에는 윤봉길 기념관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 오두막집과 꽃밭을 만나게 됩니다. 꽃밭에는 어려서 흔하게 보아왔던 백일홍, 채송화, 엉겅퀴, 봉숭아, 글라디아로스등이 하트모양과 다양한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고 꽃밭 옆에는 모종을 심어 놓고 아이들이 꽃의 이름을 알 수있도록 이름표를 세워 놓았습니다. 

 

 

 

 

모처럼, 꽃밭속에 바람개비를 보니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수수깡과 종이를 이용해서 바람개비를 만들고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뛰어가면 빙글빙글 돌아갔던, 재미있던 옛 추억이 떠올라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런 기분을 시샘하듯 어디선가 시끄러운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꽃밭 근처에 어린이놀이터가 있었군요. 천진난만하게 뛰어 노는 아이들과 더위를 식히려 수돗가에서 물을 틀어 물놀이를 하는 장난꾸러기들이 한여름을 잘 견디고 있는 모습입니다.

 

 

 

 

놀이터 뒤에는 임의로 막아놓은 얕은 뚝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은 개구리 잡기에 바빴습니다. 얕은 뚝과 수풀사이에 개구리들이 많이 있었던가 봄니다. 잠자리 뜰채를 이용해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개구리 한 마리를 잡을 때 마다 아이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좋아라 합니다. 이런 것이 삶의 소소한 기쁨이고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오두막이 군데 군데 있어, 어르신들이 담소하시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 자전거를 가져와서 아빠와 함께 타는 아이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숲속길을 달리는 그 기분을 알 듯 합니다.  

   

 

  

 

양재숲에는 유난히도 침엽수들이 많았습니다. 마치 닥터지바고에서 보았던 러시아의 그 침엽수처럼 말이죠. 어찌보면 이국적인 나무이지요. 그래서 양재시민의 숲은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우리 서울, 아니, 우리나라에 이렇게 훌륭한 공원이 흔치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바비큐장이 있어 고기를 가지고 와서 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으니 집에서 먹을 것을 준비해 오면 숲속의 만찬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조만간 저도 이곳에 와서 텐트도 치고 바비큐시설도 이용할 참입니다.  공기도 좋고 관리도 잘 되어 있는, 숲이 우거진 양재시민공원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자연을 즐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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