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없고 주머니도 가볍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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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초여행 김현이 리포터
장마가 길어지고 습기가 높아 불쾌지수까지 높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어도 뭘 먹을까 고민이시죠? 양재역 근처에서 업무가 있어 끝마치고 나니, 점심식사 시간이 딱 되어 어찌해야 하나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초구청 직원식당 아방세홀로 거침없이 달려가 보았어요. 언젠가는 꼬~옥 가봐야겠다는 계획을 세워두었거든요. 혼자 식당 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패스트푸드로 한끼 때우기도 싫었거든요. 시간 없을 때 밥 먹기 싫을 때 자주 찾았던 패스트푸드가 이젠 별로인 나이가 되어가나 봐요. 현 나의 건강은 2년 전에 음식을 섭취한 결과라 하니 지금 먹는 음식이 2년 후의 나의 건강척도의 기준이 되니 아무거나 먹을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오잖아요?
서초구청 지하 1층에 위치한 아방세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어요. 기다란 줄과 또 매점 옆에 대기중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었어요. 매점에 가서 식사하러 왔다 하고, 3000원을 내고 식권을 구입하니 함께 번호표까지 주셔서 이게 뭔가 했답니다. 번호표까지…. 멋진 아이디어 예요. 주변 문화회관을 이용하시는 어르신의 점심코스로 이용하시는지, 삼삼오오 모인 단정한 어르신이 많이 있으신데, 기다리는 수고를 덜 수 있는 좋은 방법이네요. 서초구청 직원들의 식사 끝난 후에 12시 20분 이후부터 일반인들의 입장이 시작 되었어요. 대기하시는 많은 분들은 이미 익숙한 모습으로 담소도 나누시며 매점 옆 대기 가능한 휴게실이 문화공간으로 아주 편리하게 되어 있어서 보기 좋았어요.
매점에 설치된 커다란 TV 화면은 지금 완전 핫한 LA다저스 투수로 활약하는 류현진 야구중계를 보여주어 저도 기분 좋게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웠어요. 20명씩 호출하여 줄을 지어 들어가니 아방세홀 안에서도 질서정연한 모습이 아름답네요.
점심식사 한끼에 3000원! 엄마의 손길이 느껴지는 그런 식단이네요. 오늘의 식단은 쌀밥, 우거지 된장국, 삼치구이, 양념깻잎지, 브로콜리초회, 포기김치였어요. 어때요? 군침 돌지요? 양념이 많고 맛이 강한 그런 음식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집밥> 느낌이었어요. 혹 강한 맛을 원하다거나 화려한 음식을 원한다면 좀 약하다는 느낌이 있겠지만, 이런 식단이 먹고 나면 편한 오후를 맞이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지요.
아방세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최고’, ‘재충전’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 공간에서의 식사는 우리에게 최고, 재충전을 가능케 하는 힘이 있어,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한 식탁에서 세 어르신 사이에 조용히 앉아 식사하는데, 맛있게 먹으라고 눈인사까지 나누어주시는 어르신이 정말 멋져 보였어요. 세분 모두 식사를 마치고 한분이, ‘언니! 힘들게 뭐 하러 일어나요? 내가 일어난 김에 다 치울게’, 하시면 다 드신 시판을 정리해서 갖고 가시는 모습을 보니, 나이가 들어도 우리의 문화는 나이로 서열 정하는 것은 노후도 마찬가지네요. 제 시각으로는 식판을 모두 치우고 정리하시는 분이 젤 흰머리도 많고 힘들어 보였는데 말이죠. 하지만 같이 문화센터 다녀오시고 함께 식사하며 정답게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보였어요. 간단히 식사하러 들어온 서초구청 지하 1층 아방세홀에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네요.
아름다운 노년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에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냥 하루 하루 열심히 사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과 가정 그리고 양육으로 모든 시간을 다 쓰다 보니, 나의 건강을 위한 할애가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양질의 식사와 양질의 운동이 정말 나이에 불문하고 늘 필요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서초구청의 아름다운 점심. 의미 있는 점심이 되었어요. 생각보다 넓어 (약 280석) 하루 평균 직원 약750명, 일반인 300여명 정도 이용하니 일반 중학교 전체 급식에 해당하는 양이네요. 좋은 재료로 위생적인 조리, 산뜻한 배식과 아늑한 식당이 언제든지 주변인들에게 공개하니 정말 멋진 서초구청이네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12시20분부터 식사 할 수 있으니, 참조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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