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는 아이들, 정영식의 ‘Melting Point' 전
더운 여름날, 야외활동도 힘들고 집안에만 있는 것도 지겹다면 갤러리로 휴가를 떠나는 것은 어떨까요? 서초구에 있는 갤러리 7군데를 돌며 특색 있는 전시회들을 꼽아 관람했습니다. 오늘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그 이야기들을 풀어 나갈까 합니다.
여섯 번째 전시는 갤러리 K에서 열린 정영식의 ‘Melting Point' 전입니다. 정영식의 작품은 몸이 녹고 있는 인물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는 2007년 진로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무기력했던 모습, 어딘가 혹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던 자신을 벽에 기대어 녹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고체가 열이나 습기 등으로 인해 제 모습을 갖고 있지 못하고 물러지거나, 물처럼 된다’는 ‘녹다’의 의미에 주목하며, 자신의 근심, 걱정, 상황들이 얼음이 녹듯, 눈이 녹듯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모두 녹고 있는 형상을 띄고 있습니다.
‘침흘리개’라는 작품을 보면 아기가 엎드려 침을 흘리는 모습의 작품이지만 엎드린 아래 부분은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놀고싶다’는 작품도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녹아내리는 모습입니다.
‘오줌싸개’라는 작품에서는 고개를 숙인 채 웅크린 아이의 손, 발, 형상이 녹아내려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정영식의 아이들이 드러내는 무기력함, 외로움, 창피함, 두려움은 작가가 녹아 없어져 버리기를 바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서 그러한 성질들이 아직은 완전히 녹은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오히려 녹아 버릴 것 같은 모습으로 굳어져 버린 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감정이 보는 이의 마음에 공감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이들은 마치 무기력함에, 각자의 외로움에 창피함과 두려움에 어찌할 움직여야 할 지 모른 채 굳어 버린 듯합니다. 그래서 그의 전시는 보고 난 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내면의 불안함이 일어서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대면을 통해 내면을 더욱 성장시킬 기회가 될 수 있는 전시회였던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반 25살 학생입니다. 대학생과 사회인의 기로에서 더욱 참신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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