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추석 하루 전날 고속터미널 센트럴 씨티에 들렀다가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이 영업을 하지 않아 센트럴 씨티 지하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였는데 한층만 올라와도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고속터미널 호남선 게이트로 고향이 전라도인 사람들이 표를 끊고, 버스를 기다리는 곳이었습니다.
표를 끊고 각각의 게이트 앞 대기공간에 앉아 TV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근처에 작은 슈퍼도 있고 각종 음식점도 있어서 차안에서 먹을 음식거리를 살 수도 있고, 출발 전 끼니를 채울 수도 있습니다.
올해 추석이 주말에 이어져 있어서 추석 전날인 일요일보다 토요일에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제법 일요일 점심시간 무렵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속터미널에 있었습니다.
여러 개의 게이트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앞에 수많은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게이트 중간 위치 쯤 중앙광장 같은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버스 티켓을 끊는 곳입니다.
여전히 티켓을 사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습니다. 각각의 티켓 부스 위에 전광판이 구비되어 있어서 실시간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편리해보였습니다. 줄을 서있는 동안 일반버스나 우등 버스, 출발시간, 남은 좌석 수 등을 바로 확인하고 구입하고자 하는 티켓을 미리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티켓 부스 옆으로 난 또 하나의 긴 줄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한 기계 앞에 나란히 줄을 서 있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미리 인터넷을 통해 티켓을 예매하고 결제한 사람들이 티켓을 발행받을 수 있는 기계였습니다. 요즘 영화를 예매하는 방식과 비슷한 방식인 듯 했습니다. 예매를 했는데 굳이 티켓 부스에 줄을 서고, 안내원에게 회원 정보를 부를 필요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티켓을 프린트해서 받을 수 있는 좋은 시스템 같았습니다.
버스를 타기 위해 게이트를 지나면 각종 버스의 주차 구역이 도착지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버스 기사님이 버스 밖에 서서 '몇시 몇분 무슨행'이라고 외치시는데, 아직 손님들이 다 타지 않았을 때 타지 못한 손님에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입장을 알리는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광주는 티켓 부스에서도 따로 줄을 서는 부스가 있었는데, 버스 구역도 광주행 구역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끝에는 발송 화물 취급소가 있습니다. 당일 택배 서비스와 비슷한 것으로, 버스가 출발할 때 발송자가 부친 화물을 실어 도착지 터미널로 배달하는 것입니다. 대신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해주는 일반 택배와는 달리, 받을 사람이 그 도착지 터미널로 가서 물건을 받아야 합니다. 어차피 한번 버스가 출발할 때, 물건을 함께 실어 날라서 그 당일 날 물건이 일사천리로 지방의 터미널로 배달되기 때문에 신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버스를 기다릴 때 앉아 있을 수 있는 대기석이 있는 고속터미널 광장의 한 켠에는 편의점도 있고, 읽을 거리를 파는 작은 가판대도 있고, 커피를 파는 가판대, 작은 슈퍼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있습니다.
버스 게이트 맞은 편에는 음식점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인테리어가 깨끗하게 다듬어진 한국 전통 맛집 '베테랑'과 국시 마당 등의 식당이 있었습니다. 기억하기로는 이곳에 롯데리아와 던킨 도너츠, 분식집 등이 있었는데 가게들이 모두 바뀌고 커다란 음식집들이 있었습니다.
요즘 센트럴 씨티의 수 많은 가게들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영풍문고가 반디앤루니스로 바뀐 후로, 맥도날드, 음반가게, 바디 샵 등의 가게가 모조리 사라지고 새로운 가게들이 입점했습니다. 아마도 계약이 비슷한 시기에 모두 만료된 것 같습니다. 제가 고속터미널 주변에서 생활을 하고 10년 이상을 늘상 보아왔던 가게들이 바뀌니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속터미널과 센트럴 씨티는 복잡하지만 수많은 시설이 밀집해 있어 편리한 서초의 중심지인 것 같습니다. 또한 명절날 고향을 찾는 발걸음을 시작하는 고속터미널은 누군가에게는 참 설레는 공간 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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