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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女幸방방곡곡/여행리포터 취재기

봉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 정효재씨의 봉사 생활 인터뷰 -

 

   

 

 

제가 MBC라디오 방송 '이 사람이 사는 법'이었던가에 나온 적이 있어요. 작가님이 우여곡절 이야기가 있는 분들을 추천해달라고 하셔서 가만히 생각해보다 저와 월요일 오후 봉사하시는 서초글로벌센터의 정효재씨를 추천해드렸죠.

그 분은 정말 많은 봉사활동 경력이 있으시다고 들었거든요. 저도 그 참에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요. 이 분은 남편의 내조가 없었더라면 바깥에서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없었을 거라는 말씀도 특별히 하시더군요. 사실 바깥에 아내가 자꾸 나돌게 되면 집안일을 못한다고 남편이 싫어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그래요.

그런데 정효재씨는 신랑분이 괜찮다면서 용기를 북돋아주고 사소한 일상의 일들을 도와준 경우더라구요. 정말 양성평등을 실천하시는 멋진 남편이신 거 맞죠? 나중엔 그 분 인터뷰를 해야 할 것 같던데요.

 

 

남편의 직장 덕분에 캐나다에서 몇 년을 살다가 오셨는데요. 이 분은 그 후 공정거래모니터 봉사를 하셨다고 해요. 한국일보 게시판에 우연히 나온 모집광고를 보고 신청하신 거죠. 교육을 받다가 누군가가 당신은 상담선생을 하면 참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교육청에서 상담교육을 받게 되었다네요.

구성애 아우성에서 성상담만 12년을 봉사하셨대요. 그러면서 시청 통역봉사를 하게 되었고 또 월드컵 통역봉사와 이태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통역 봉사를 하시게 되었던 거죠. G20정상회담 때도 통역봉사를 맡았고 전쟁기념관에서 통역가이드도 맡으셨죠.

반포중학교에서 상담을 하셨고 동덕여중에서도 상담을, 그리고 현재 원촌중학교에서 집단상담 맡고 계세요.

 

 

서초글로벌센터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시고요. 서초구청에 있는 서초글로벌센터는 외국인들에게 통역봉사도 하고 있어요. 이 분은 월 1~4시 맡으셨구요. 저희는 월수금 10~4시 오전, 오후 나눠서 교대로 봉사를 하고 있어요.

 

▲ 외국인에게 한국어 가르쳐주시는 정효재씨

 

여러가지 에피소드도 많으신데 그 중에서 몇 가지 얘기를 해주시더군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봉사하실 때 호주에서 관광차 오신 헨리씨는 택시기사였다고 해요. 그런데 속초로 가기 전 먹기 좋은 음식, 맛집 소개를 부탁하길래 함께 점심을 먹었다고 하네요. 콩국수를 소개해서 먹었는데 헨리씨가 고마워하면서 한국을 떠나고 나서도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셨다고요.

또 전쟁기념관에선 재미난 일이 참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프랭클린씨라고 하네요. 지금도 편지를 주고 받는 사이라고 하셨죠. 전쟁기념관을 방문하시더니 꼭 판문점에 가야 한다고 하시더래요. 그런데 거긴 방문예약을 미리 해야 하거든요. 당일 그게 안 되고 꽉 찬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랭클린씨는 그 날 밖에 안되는 상황이라 효재씨가 부탁을 해서 판문점에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네요.

그 분은 작가이신 모양인데요. 한국의 분단 실정을 부각시키고자 꼭 가야하셨던 모양이에요. 버스에 자리가 없어 기사 옆 히터 위에 앉아서 갈 수 밖에 없었지만 다행히 판문점에 갈 수 있었다는 걸 고맙게 생각하시고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서 보내주신다고 해요.

 

 

또한 중학교 집단상담을 하시면서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셔서 저도 학부모로서 고민상담을 받을 수 있어 좋았어요. 부모님께 털어놓지 못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주는 자원봉사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 자체가 든든하네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를 조금씩 하면 어떨까 싶어요. 이 분처럼 한 가지 봉사를 시작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봉사를 계속 하시는 분이 주위에 있다는 걸 잊지 않고 말이죠. 이 세상의 자원봉사자 여러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