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청 서초플라자 홀에서 열린 사진전시회을 보았습니다. ‘국난 극복 안보사진 전시회’라는 타이틀이 걸려있었는데 ‘2014 을지연습’기간에 구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신다면 다시한번 안보에 대한 마음 다짐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전시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전쟁에서 사망한 모든 분들께도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선조들의 희생이 이 나라를 지켰고, 그 희생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전쟁에 참전하셨던 분들 모두가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또 형제였을텐데 전쟁이라는 운명에 부딪쳐 큰 수난을 겪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런 고난을 딛고 우리나라가 현재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절로 듭니다. 사진에는 아무래도 힘들고 비참한 장면들도 담겨있었습니다.
6.25의 사진들은 화질이 선명하진 않아서 당시의 모습을 뚜렷하게 볼 순 없지만,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길이 남을 자료이기도 합니다. 일제 강점기의 사진들과 일제 탄압의 장면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통치하에서 우리가 당했던 곤욕과 설움, 가난, 우울함 등이 사진에 고스란히 스며있습니다. 그 중에 손기정선수의 올림픽 우승 사진은 뿌듯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도 이렇게 같은 민족끼리 38선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것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 싸움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이념을 두고 불신과 대립이 커져가던 상태에서 소련과 미국의 개입으로 꼭두각시 같은 싸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시된 사진들은 1950년 6월 25일 김일성을 수장으로 한 북한공산군이 새벽4시에 한반도의 무력통일을 위해 남한을 기습 공격한 사건이 많이 전시 되어있습니다.
머리에 짐을 가득 얹고 지친 어린아이를 일으키는 지친 어머니 사진, 총포의 소리에 아이들이 귀를 막고 있는 사진, 그리고 퓰리처상 수상작으로도 유명하고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한 폭파된 한강철교를 건너 피난 가는 사진 등이 있습니다.
살던 집을 두고 살림을 짐으로 꾸려 길을 떠나는 것과 그 머나먼 길을 가족들을 데리고 걷는 일, 피난 도중의 각종 생리현상이나 육체적, 심리적 고통 등.. 저의 세대는 ‘전쟁’이라는 것을 상상하는 것조차 힘든 것 같습니다.
여수반란사건의 사진도 있습니다. 여수반란 사건은 제주 4·3사건과 함께 해방의 소용돌이 속에서 좌익과 우익의 대립으로 빚어진 민족사의 비극적 사건입니다. 이승만 정부가 친일세력을 청산하지 않았으므로 국민들이 자체적으로 제거한 사건이고, 이 사건을 계기로 이승만 대통령은 강력한 반공국가를 구축하였습니다. 여자 학도의용대의 사진을 보면서 나라를 위해 굳은 결심을 했던 여학생의 의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일본 강점기의 사진들도 있습니다. 일본의 입장에선 숨기고 싶은 사건들이 사진기자의 기록에 의해 밝혀지고 진실이 판명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기자의 역할은 역사를 사진기에 담아 후세에 알리고 진실을 알리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관동 대지진 사건의 사진도 실려 있는데 이 사건의 전말은 이러합니다. 1923년 9월 1일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많은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생겼습니다. 계엄을 선포하고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국민의 혼란이 심해지자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한국인과 사회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는 소문을 조직적으로 퍼뜨렸습니다.
그래서 조선인을 무조건 체포, 구타, 학살했습니다. 무고한 수천명의 한국인이 학살당했다고 합니다. 자연재해로 발단된 혼란인데 자신들의 민생을 안정시키고자 지진과 아무런 관계없는 한국인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악행을 저지른 잔인한 모습입니다.
아웅산 테러사건, 도끼만행사건, 천안함 사건 등 슬프고 민망한 사진들이 더 있었습니다. 반면에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사진들을 보면 서러운 마음도 조금 치유되는 듯합니다. 중동에서 이룩한 기적들, 새마을 운동, 단시간에 경제 발전을 이룬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불운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인데 또 단시간에 수많은 발전을 이루어낸 것을 보면 분명 우리민족은 저력이 있는 민족인 것 같습니다.
한가지 사진전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는 사건은 마음을 쓰면서 사진을 감상할 수 있고 모르는 사건은 감상하면서도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아 따로 그 사건을 검색해보아야 했습니다.
중고등학생 때 역사과목을 공부할 때는 시험을 보기 위해서 년도를 외워야해서 역사가 참 재미없었습니다. 또 수능 때는 사회과목을 골라서 시험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역사과목을 선택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 된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어떤 기사에서 보았는데 유태인의 인구비율은 세계인구의 0.2%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노벨상을 타면서 우수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합니다. 그것이 모두 어려서부터 ‘정체성’에 비중을 둔 이스라엘의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의무적으로 독일의 수용소를 방문해 조상들의 수난의 역사를 배우면서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고 합니다. 민족이 흩어져서 오랜 타국생활을 하고 수많은 비극을 겪었지만 이들은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딱딱한 교과서 암기식 교육으로 역사를 가르치고 조상의 희생을 일깨워주려고 하기보다는 스토리가 있고 가슴에 와닿는 역사교육을 해서 청소년들이 일찍부터 올바른 의식을 정립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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