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한 사진전, 퓰리처상 사진전
서초여행 리포터 김 선 하
4년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한번 개최되었던 적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이 지난달 6월 24일 다시 돌아왔습니다. 예술의 전당 벽면에 큰 홍보용 현수막에 9.11 테러 당시 쌍둥이 빌딩을 포착한 사진 한장이 담겨있습니다. 어떻게 저 순간을 포착했을까 놀라우면서도 9.11테러 사건이 머릿속에 다시 되살아나서 사진만은 꼭 비현실적인 것 같은데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났다는 것이 슬프기도 했습니다.
전시회에 들어가기 전, 포토존 같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뒷 배경과 퓰리처상 문구와 상징 사이에서 사진을 많이 찍어갑니다. 또 전시회의 입구가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전면에 붙어 있어서 한껏 기대가 더 되는 것 같습니다.
'순간의 역사.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멋진 타이틀이 붙은 퓰리처상 사진전은 남녀노소, 어린이, 대학생, 어른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 그런 전시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흥행 대기록을 세운바가 있다는데, 그것은 아마도 대중들이 이해하기 힘든 기법이나 기교를 부린 사진들이기보다는 진실을 담았고, 실제 인간의 삶과 역사가 고스란히 담은 사진들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시회를 관람하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무거워지는 감이 좀 있지만, 분명 가치있는 전시회였습니다.
알고 있는 역사나 사건에 대한 사진이 나오면 반갑기도 하고, 간간이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한 사진들도 있지만, 인간의 잔인함과 같은 진실을 직시해야 하는 순간들도 꽤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사진을 보고 느끼는 것이 있길 바라는 마음 때문인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부모님들도 많았습니다. 주변에서 친구들도 퓰리처상 사진전에 꽤 관심이 많고 보고싶어하는 전시회 중 하나인데, 서초동에 예술의 전당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혜택인 것 같습니다. 이 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 주말이나 따로 시간을 내서 멀리서 찾아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고, 9월 14일까지 이어집니다.
입장료는 성인은 12,000원, 초등 유아는 8,000원입니다. 알아보니 신한카드로는 본인포함 2인까지 각각 2,000원이 할인된다고 합니다.
지하 1층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으면 은행에서 하는 것처럼 대기표를 함께 줍니다. 관람객이 많아 대기번호를 주고 입장을 시켜 전시장 내의 관람객 수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지하 1층 매표소 옆에 벤치가 여러 개가 있는데 그 가운데 전광판이 있어 입장할 수 있는 대기 번호를 알려줍니다. 아니면 1층 퓰리처상 사진전 바로 앞에도 전광판이 있어 대기 순서를 확인할 수는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 입구 앞에 공항에서처럼 바리케이트를 쳐놓았고, 대기하는 동안 볼 수 있는 퓰리처상 사진작가들의 인터뷰와 같은 짧은 영상들이 벽면의 작은 스크린에 방영됩니다. 또 입구 앞에 사진전을 관람할 때 설명을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도록 오디오 가이드도 3,000원에 대여해주고 있습니다.
입장을 하면 전시회는 시간 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 시작되는 1940년대부터는 사람들이 많아 줄이 꽤 길게 늘어서있습니다. 처음에는 특히나 더 꼼꼼히 감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진과 그 옆에 사진 설명이 자세히 쓰여져 있어서 사진을 이해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설명을 읽고 사진을 보면 그냥 사진만 봤을때와는 달리 느낌도 다르고 사진의 의미가 더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사진촬영이 금지된 전시회인데, 취재목적을 밝혀 사진촬영을 허락받았습니다. 여러 사진을 찍어오기는 했지만 앞으로 사진전에 관람하러 가실 분들이 계실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만 올립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240여점의 사진이 전시되어있다고 합니다.
예술의 전당에 크게 붙은 홍보 현수막처럼 9.11테러 사진도 있고, 특히나 국가 간 분쟁과 전쟁에 관련된 사진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가하면 전쟁 중에도 평화롭게 돌아가는 놀이기구, 실종이 되었다가 전쟁에서 돌아온 아버지를 향해 가족들이 뛰어가는 모습 등.. 그 표정에서 생생한 감정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또 캐네디 대통령 암살자 오스왈드가 구치소로 이동하러 지하실에서 나오는 순간 J.루비에게 사살되는 순간이 포착된 사진도 있습니다. 전시회 내부에 벽면 사이에 어두운 공간을 마련하여 프로젝트를 띄워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그 영상은 오스왈드가 사살되는 때의 영상입니다. 그 순간을 포착한 사진기자의 인터뷰, '어느 각도에서 오스왈드를 찍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는지' 등등.. 그 당시를 회상하는 영상이 동시에 상영됩니다.
가장 최근의 2014년 퓰리처상 수상작도 마지막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주의하실 점은 관람이 끝나고 출구로 나와 무심코 집으로 돌아가시면 안됩니다.
꼭 티켓을 다시 꺼내 한국전쟁 특별전 코너에 다시 입장하셔야 합니다. 그 또한 퓰리처상 사진전의 일부인데 출구에서 나와 다른 공간으로 재입장을 해야합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우리의 조상에게서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고 한국전쟁 당시의 현실을 사진으로써 몸소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진전을 보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있는데, 사진기자들의 용기였습니다. 사진 설명에 드문드문 사진작가가 그 현장에서 사진 찍은 것을 들켜 필름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듣고, 미리 준비해온 다른 필름을 주고 현장을 급히 떠났다는 식의 긴장되었던 순간을 회상한 문장이 쓰여있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전쟁국가나 기근에 시달리는 나라에 파견되었다가 사망하게 된 경우, 또 사진 촬영을 한 후에 몇 년이 지나고 의문사를 당한 경우 등의 사례가 적혀있는 것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사진기자들의 용기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우리가 지난 역사를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퓰리처 사진전을 관람하시려면 주말보다는 평일을 추천합니다. 주말에는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평일에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관심있는 사진은 더 눈여겨 보면서 작품을 감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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