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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女幸방방곡곡/여행리포터 취재기

설송(雪松)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십시요.

 

 

설송(雪松)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십시요.

 

 

― 조근화 기자

 

솔 바 람

◐ 작      가 : 유윤빈

◑ 초대일시 : 2014. 5. 11 ~ 2014. 5. 19

◐ 관람시간 : 오전 10:00 ~ 오후 6:00

◑ 장      소 :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제 1관

 

 

 

   한진 아트센타 갤러리 제 1관에서는 수묵향이 은은한 동양화가 전시 되고 있습니다.

'솔바람'이라는 주제답게 소나무가 멋진 기량을 뽐내고 있으며, 눈을 맞은 모습이 주위를 느끼기 보단 포근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전시장을 온통 설송(雪松)과 달을 등장시켜 정적인 구성을 하셨습니다. 순간 관람자의 입장에서 작가가 설송을 사랑함이 느껴지며 그러시게 된 동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팜플렛 안에 작가의 글을 읽어 보게 되었고 여러분께도 그림의 이해 되도록 작가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작가의 마음을 읽게 되실 것입니다.

 

'소나무는 그 조형적 아름다움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가지 구성과 주변 자연 경관의 표현을 통한 회화적 발전이 무궁무진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양하게 꺽여 돌아가는 소나무 가지와 반복되고 중첩되어 덩어리를 이루는 솔잎의 조화 속에서 현대적 미감을 발견한다.

특히 수없이 반복되는 솔잎의 모임과 흩어짐은 전통적 붓 놀림을 담아내는 동시에 현대 회화적인 구성을 실험할 수 있는 매우 재미있는 요소이다.

한편, 변치 않는 소나무와 변화무쌍한 계절의 움직임을 함께 표현하던 중, 설경에 심취하게 되었다.

여백을 남김으로써 눈의 자취를 표현하는 한국화 특유의 기법은 나에게 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수묵과 여백의 묘미를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풍경이 바로 설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나의 그림 속에는 주로 눈 덮인 소나무가 등장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도 그 푸르름을 간직하는 소나무라는 특징에 걸맞게 눈의 표현은 소나무의 성질을 더욱 잘 나타내주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설송도(雪松圖)로 유명한 조선시대 화가, 이인상(1710~1760)의 경우에는 하얀 눈의 표현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분지법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분지법은 쌀가루를 물에 타서 종이에 적신 후 다듬질을 함으로써 종이의 빛깔을 더욱 하얗게 만드는 기법이다. 이를 의식하여 나는 쌀뜨물을 끓여 나만의 배경 안료를 만들어 발라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는 이인상이 추구했던 고결한 정신을 담은 엷은 먹의 바람과 진한 먹빛의 조화를 따라가고자 하였다. 그리고 자연이 이루어내는 오묘한 풍경의 묘(妙)를 나만의 시각으로 재구성 해 내고 싶었다.

또한 나는 단순한 솔숲의 풍경화적 재현에서 나아가 자연과 예술을 향유하는 우리 옛 사람들의 초상을 함께 표현하고자 하였다.

소나무를 스케치하는 단원 김홍도, 청령포의 관음속 그루터기에 앉아 상념에 잠긴 단종, 예술과 학문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듯한 다산과 추사, 초의선사등의 모습들은 솔숲과 어우러져 그림 속에 더욱 생명력을 불어넣게 되었다.

나는 정의, 의리, 의지, 신의, 신념등 소나무가 상징하는 있는 전통적이고 고귀한 인간 가치가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는지 되짚어 보고, 바쁜 현대의 삶 속에서 잊혀지고 멀어져 가고 있는 여유롭고도 다양한 삶과 그에 대한 향수를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나누거 보고자 한다.'

잘 읽어 보셨는지요?

 

요즘은 전통 동양화를 사수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희소성과 함께 그림에서 오래된 역사를 보는듯이 앤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가 말씀하셨듯이 솔숲의 소나무 가지에 눈이 소복히 내린 하얀색의 색감은 여백의 미를 더하는 편안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달빛이 소나무에 걸려 환하게 화면을 비추는 것 같은 그림 몇점을 올립니다.

굵은 소나무의 껍질을 붓의 터치로 실감나게 표현했고 솔잎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섬세함이 돗보였습니다.

 

 

 

 

 

 

김호도의 그림에서 볼 수 있을 듯한, 갓을 올린 선비가 소나무 위에 올라 앉아 있는 모습이 신선 같기도 합니다.

 

 

 

 

작가의 글을 읽고 공감한 것이 있는데 정신없이 사는 현대인들에게 소나무의 상징같은 신의, 의리, 정의가 있는가 반문합니다.

또한 저 자신에게도 말이죠.

옛선비에게 있었던 꼿꼿한 양심과 절개를 작가는 그리워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시장에는 소품과 대작들이 균형을 이루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셔서 좋은 그림 감상하셨으면 합니다.